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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갈대밭 살피던 드론… 누워 있던 실종노인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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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07회 작성일 21-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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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서울 동작대교 남단. 자전거 도로와 한강 둔치 사이 갈대밭을 드론 1대가 ‘위잉’ 소리를 내며 날아다녔다. 1m60㎝가 넘는 갈대가 우거진 지역이었다. 드론이 지나갈 때마다 갈대가 휘청거렸다. 갈대밭 사이로 사람이 지나가려면 손으로 갈대를 휘저어야만 하는 곳이었다. 그러다 갈대밭 위를 지나던 드론이 갑자기 멈춰섰다. “찾았습니다”. 드론을 작동하던 이들이 소리쳤다.

드론을 띄운 이들은 서울경찰청 소속 드론수색팀 경찰들이었다. 전날 서울 방배경찰서에는 지병을 앓고 있던 80대 노인이 외출한 뒤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가족들은 노인을 신속히 찾아야 한다고 경찰에 호소했다. 방배경찰서는 곧바로 실종 수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거주지인 동작구의 모든 구역을 샅샅이 뒤지기엔 인력이 부족했고, 노인의 생명을 구할 골든타임도 얼마 남지 않아 보였다.

방배경찰서는 서울경찰청에 드론을 활용해 실종자 수색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서울경찰청은 드론수색팀을 현장으로 파견했다. 서울경찰청은 드론조종자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관할 내 경찰 등 직원 50명을 드론수색팀 인력풀로 꾸려놓은 상태였다.

서울경찰청 장비계 소속 드론 전담 조종요원 2명은 노인이 마지막으로 향했던 장소로 추정되는 동작대교 인근 지역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열감지기와 화상카메라 등이 장착된 드론을 띄워 동작대교 남단 한강 둔치를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그러나 첫날 수색에서는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이튿날 서울경찰청 전담 조종요원 1명과 한강경찰대 소속 1명은 다시 동작대교 남단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자전거 도로와 한강 둔치 사이에 있는 갈대밭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그렇게 갈대밭 사이를 날던 드론이 촬영한 화상카메라 영상 속에서 사람의 형상이 포착됐다. 갈대밭 가운데에 누군가 누워있는 듯한 형체였다. 억센 갈대들도 주변으로 쓰러져있었다. 사람이 갈대 위로 누운 것으로 보였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곧바로 드론 지점으로 이동했고, 실종됐던 노인이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 노인은 의식이 없었지만 희미하게나마 호흡을 하고 있었다. 경찰은 심폐소생술을 한 뒤 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노인을 호송했다.

경찰이 지난해 6월부터 공식적으로 실종자 수색에 드론을 활용하기 시작한 이후 서울경찰청이 드론으로 실종자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드론으로 수색 범위를 줄여주거나,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드론을 띄워 수색하는 식으로 지원업무만 했다”며 “드론으로 직접 실종자를 찾아낸 첫 사례가 나와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향후 드론을 활용한 수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1일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올해 기준 경찰이 전국에 보유한 드론은 총 76대다. 전국 지방경찰청 17곳에 각각 4대씩 배치했고, 나머지 8대는 경찰청 본청에 교육용으로 배치했다. 지난해 6월 실종자나 자살·재난위험자 등을 수색하기 위해 드론 38대를 도입한 이후 올해까지 드론의 수를 2배로 늘린 셈이다.

다만 경찰이 드론의 수를 늘려가는 것과 대조적으로 체계적인 내부 교육시스템이 미미한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실종자 수색용 드론을 활용하는 방법 등 작전에 필요한 기능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조종자 자격증 취득 교육이나 지도자 교육 등의 인력양성 체계는 별도로 없다. 이 때문에 전문성을 갖추려는 경찰들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자격증 취득 비용을 사비로 충당하는 실정이다.

[기사원본] 국민일보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455574